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끝났지만 감동은 계속됩니다.
9일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과 신촌 아트레온에서 있었던
영화제 이모저모를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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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 인터뷰] 초청팀 자원활동가들을 만나다.

해외 게스트들을 수행하기 위해 게스트 숙소로 파견나간 초청팀을 찾아갔다. 게스트 수행에서부터 가이드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이들은 진정한 ‘멀티플레이어’였다. 폐막을 하루 앞둔 17일(목), 그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카메라를 내밀자 모두들 환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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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온에 있으면 간식도 나온다면서요? 부러워요!”
게스트 숙소에 나가 있어서 음료, 피자 등 간식을 받지 못한다는 그들. 홍보팀이 생수 한 통을 건네자 매우 기뻐했다. 테레사 드 로레티스 교수를 수행한 김민정(26, 왼쪽)씨와 타헤레흐 하산자데흐 감독을 수행한 김미란(26)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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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스트들을 자주 만나서일까. 나이를 묻자 그들은 하나같이 “만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부치 제이미>의 미셸 엘렌 감독을 수행한 김은주(24)씨와 김민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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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엘렌 감독님은 굉장히 독립적이시고 유쾌하세요. 택시보다는 지하철을 즐겨 타시구요.” 게스트 라운지에 앉아 있는 김은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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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발음에 가끔 이란어가 섞여 있어서 통역하기 힘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양해를 구하고 다시 물어보곤 하죠.” 초청팀은 ‘고급인력’이라는 칭찬에 “다음 번엔 홍보팀에서도 일해보고 싶어요”라고 답하던 김미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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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안내데스크의 모습. 게스트 숙소인 바비엥에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있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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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스케치] 무심한 듯 가슴에 ‘흐른’ 목소리 하나
(아래 글은 '어쿠스틱 릴레이' 세번째 공연에 참가한 관객 김은서씨와의 인터뷰를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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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은 날 괴롭히기 위해 태어났을 거야.’
은서는 6시가 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렸다. 바깥 공기가 온몸을 가볍게 쓸고 지나가자 조금 안정이 되는 것 같다.

‘커피… 시원한 커피가 필요해.’
벌써 아이스커피가 생각나는 계절인가보다. 오늘은 4월이라기엔 후텁지근한 날씨였다. 해 질 무렵 신촌 거리가 문득 한없이 외롭다. 별다방에서 커피를 사들고 집으로 올라가는데 파란 옷을 똑같이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은서 앞을 스친다. 그러고 보니 며칠 간 계속 눈에 띄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은서는 그제야 아트레온 입구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을 알아차린다. 그 크기에도 현수막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하루하루 여유라곤 눈곱만큼도 없었다. 아니, 은서의 마음은 그렇게나 황량해져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아무래도 KFC 쪽에서 공연이 있는 모양이다. 집에 가기도 싫고 커피를 다 마실 때까지 그곳에 머무르기로 한다. ‘흐른’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가수였다. 통기타를 품에 안고 노래를 부른다. 그 옆에는 베이스가 보조를 맞춰주고 있었다. 갑자기 여름이 오는 것 같은 해 질 무렵의 냄새가 가슴을 조금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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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편안한 감수성과 차분한 보이스, ‘흐른’입니다. 옆에는 지난 토요일 이 자리에서 공연을 가졌던 ‘로로스’의 베이스를 맡고 있는 김석 씨가 저를 도와주고 계시네요.”
은서의 옆에는 햄버거를 사와서 먹는 여학생 둘이 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과 딸기주스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공연장이라기보다 야외 라이브 카페 같은 분위기다. ‘흐른’은 귀여운 얼굴에서 나오지 않을 법한 읊조리는 듯 무심한 음색을 가진 가수였다. 노라 존스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노라 존스보다는 더 목소리에 힘을 뺐다고나 할까? 도시적 멜로 드라마에 어울릴 것 같은 음악이다.
“1집이 여름에 나옵니다. 여러분. 제겐 여성영화제가 더 특별한데요, 8회 때 스태프로 활동을 했었거든요. 그때 노란 옷 입고 지금 여기 파란 옷 입은 분들처럼 여기 저기 돌아다녔죠. 영화는 올해 못 봤네요. 여러분들 영화 많이 보셨어요?”
외톨이를 위한 노래, 다가와, 그리고 앙코르곡으로 부른 귀가까지 40여 분 동안 6곡 정도를 듣는 동안 은서의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특히 가수가 ‘밤에 일을 하고 아침에 집에 갈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소개한 <귀가>라는 곡의 가사는 너무 와 닿았다. 비틀거리는 건 자신의 모습 같기도 하고. 감수성 있는 목소리가 봄밤에 참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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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영화제 안내 책자를 하나 집어 든다. 은서는 집으로 향하며 내일 여기서 영화나 한 편 볼까, 생각한다. 이왕이면 집도 가까우니 내년에도 한 번 와봐야겠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오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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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 인터뷰] 4관 자원활동가들의 일기를 훔쳐보다!

일기를 보면 그 사람의 진실한 속마음과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영화제 내내 바쁘게 움직이는 자원활동가들은 어떤 속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4관 자원활동가의 일기를 훔쳐봤다.

(일기 내용은 자원활동가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각색한 것입니다)

호민이의 일기
4월 15일(화) 날씨 맑음/ 내 마음도 맑음/ 체력은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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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원활동팀의 남자 왕고 김호민이다. 현재 4관 상영관에서 일하고 있다. 오전 8시까지 출근해서 7시까지 꼬박 일하려니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너무 즐겁다. 사람들과도 친해져서 이제 거의 가족 같은 느낌이다. 사실 나는 처음 홍보팀을 지원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떨어졌고 남자 자원활동가가 부족하다는 팀장님의 전화로 자원활동팀에서 일하게 됐다. 상영관에서 일하면서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해외 감독님들도 만나고, 가끔씩 영화도 볼 수 있어서 후회는 없다. 상영관 앞에 붙이려고 영화 제목과 감독 이름이 적힌 판넬도 직접 만들었다. 어찌나 뿌듯한지.

4관과 5관은 함께 7층에 붙어 있어서 자원활동가 인원이 많다. 영화, 사회학, 신문방송학 등 여러 전공의 자원활동가들이 모여 함께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남성인 나는 평소에 알지 못했던 여성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어제는 내가 좋아하는 임순례 감독님도 만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영화제에 참여한건 정말이지 ‘Good choice'였다.

물론 속상했던 일도 있었다. 일반상영관에서 상영되던 영화 <삼국지>의 소리 때문에 우리 상영관이 약간 소란스러웠는데 몇몇 관객들이 그 소음을 자활들이 떠든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그래서 불평이 들어왔다는데 하소연할 곳도 없고 어찌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다음부터는 나도 이런 일을 겪으면 무조건 따져 물을 것이 아니라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미리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상했던 경험이었지만 나는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

나는 다시 영화제에 지원하게 되더라도 상영관 운영팀을 하고 싶다. 많은 인원이 10시간 가깝게 함께 있으니까 정말 끈끈하다. 영화제가 끝나더라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싶은 ‘진국’들이다. 내일 출근을 위해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아,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일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효은이의 일기
4월 15일(화) 햇빛 쨍쨍/ 컨디션 Gooooo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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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살짝 가슴이 찡했다. 생각해보니 영화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여성영화제는 내게 일상에서 벗어난 ‘휴가’같은 느낌이었다. 스텝, 자활들과도 친해져서 너무 즐거운데 겨우 3일 남았다니 아쉬운 마음 뿐이다.

나는 자원활동팀원으로 4관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4학년 학생이지만 취업 후엔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자원활동가로 지원했다. 영화제 하느라 수업도 몇 번 빠졌지만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일반 관객으로도 여성영화제를 찾았을 만큼 여성영화제에 애정이 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홍보팀에 지원할까 했었지만 결국 자원활동팀으로 지원했다.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았고, 관객과 직접 상대하며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것 만큼 영화를 많이 볼 순 없지만 중간 중간 조금씩 영화를 볼 수 있다. 어제는 <여성감독 만세!>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평소 접하기 힘든 해외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임순례, 변영주, 김태용 감독님 등 많은 감독님들을 실제로 만났다. 함께 사진도 찍어서 기쁘다. 이 사진들은 꼭 소중히 간직해야지.

사실 나는 규모가 큰 영화제들을 좋아했었다. 부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은 규모도 크고 상영관도 많아 더욱 축제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영화제는 여성영화제만의 매력이 있다. 젊음의 상징인 신촌에서 열리는 만큼 활기차기도 하고, 상영관 한 곳에서 진행되다 보니 응집력도 있다. 그래서 자활들 사이에서도 더욱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나 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트레온의 엘리베이터가 단 2대에다가 너무 느리다. 한번 내려갔다 올라오려면 한나절이다. 그래서 난 식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7층에만 머무르곤 한다.

그간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많은 자활들이 육체적으로 힘들어한다. 그래도 얼마 안 남았으니 다들 힘내서 무사히 영화제를 마쳤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아, 영화제가 끝나더라도 다시 신촌으로 출근하게 될 것만 같다. 나중에 미련 없도록 남은 기간 동안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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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의 대화] <열세살, 수아>의 김희정 감독을 만나다.

당신이 통과해 온 열세살은 어떤 모습입니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열세살 소녀의 세세한 내면을 담은 영화 <열세살, 수아>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는 2005년 칸영화제 레지당스(신인감독 시나리오 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시나리오의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관객들은 수아를 통해 자신들이 경험했던 것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와 마주친다. 때이른 더위가 다가오는 봄날의 중턱, 장편 데뷔작 <열세살, 수아>를 통해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는 김희정 감독이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17일(목) 오후 5시, 아트레온 5관에서 열린 감독과의 대화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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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한 마술사가 수아에게 빨간 장미를 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기서 빨간 장미는 어떤 의미인가?
- 큰 의미를 반영했던 것은 아니다. 수아가 받은 호의, 사랑의 작은 부분을 상징한다. 그러나 엄마는 이 장미를 아무렇게나 버린다. 즉 아이에게는 소중한 호의가 어른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수아가 죽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옆에 두고 아빠의 안경을 닦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감독님도 이런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2003년도에 아버지와 사별했다. 나는 나이가 많았음에도 매우 힘들었다. 그 순간 어렸을 때 아버지와 헤어졌다면 얼마나 심각한 슬픔에 빠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사람은 자신이 겪는 경험들을 하나, 하나 저장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세영이가 아빠 일기장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아빠 일기장을 발견했지만 마음이 아플까봐 겁이 나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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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수아, 즉 주인공의 이름이 등장한다. 수아라는 이름을 지은 특별한 의도가 있나? 또 나이를 열세살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부드러운 어감을 주고 싶었다. 수아라는 이름은 너무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지도 않은 이름이라 좋았다. 열세살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넘어가는 나이다. 교복도 처음 입게 되고 성에 따라 남중, 여중으로 따로 나눠지는 나이기도 하다. 많은 변화를 겪는 이 때 예민한 아이들이 갖는 감정을 담고 싶었다. 자아를 막 찾아가려고 하는 나이, 그래서 마음의 방을 만드는 아이를 그리고 싶었다.

수아는 영화 초반에 길을 걸으면서 계속 숫자를 센다. 어떤 모티브에서 이런 장면을 삽입했나?
- 어렸을 적 나는 홀수는 좋은 수, 짝수는 나쁜 수라는 나만의 의미가 있었다. 누가 옆에 있으면 숫자를 세지 않는다. 즉 혼자 있을 때만이 숫자를 셀 수 있다. 이 장면을 통해 어린 아이에게 자기만의 세계가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영화 후반부에 엄마 역할의 추상미가 부르는 노래 제목이 <프리지아>다. ‘프리지아’가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수많은 꽃 중에서 프리지아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 ‘프리지아’라는 제목만 내가 정했고 가사는 윤아씨가 붙였다. 꽃의 이미지가 좋아서 프리지아로 택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바로 윤아씨에게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전했더니 윤아씨도 기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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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탄 수아가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이 장면의 의미는 무엇인가?
- 수아가 엄마를 똑바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즉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 남아있는 엄마를 다시 발견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엔딩 장면을 본 연출부가 아버지가 그냥 지나가는 장면은 무섭다며 한번 안아주는 장면을 넣자고 제안했었다. 그러나 그 장면은 너무 자주 등장했기에 따로 넣지 않았다.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매우 궁금하다. 지금쯤 수아는 어떻게 되었을까?
- 아마 잘 살지 않을까 싶다. 수아 역을 맡은 세영이가 길거리에서 수아 같은 애를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세영이는 영화를 볼 때마다 감동받고 운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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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의 인터뷰] 거위의 꿈, 그녀는 이제 날개를 달았다.
- <인형계단>의 서정민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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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앳된 모습이다. 영화 <인형계단>에서 입시에 희생당하는 여고생들을 그린 감독 서정민 감독의 첫인상이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걸즈 온 필름’ 섹션 중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Girl's Crazy Camera)’에서 그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는 10대 감독들이 제작한 작품과 미디어 Daum과 함께 진행한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 이벤트를 통해 선별된 UCC 작품을 소개하는 것.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고등학교 입시란.
- 2008년도 입시부터 등급제로 바뀌었다. 0.1점으로 반 학급 학생들의 등급이 좌지우지했다. 한 번의 수능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8번의 입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신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래서 노트를 숨기거나 찢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고등학교를 나와서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사들을 보고 영화를 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었나.
- 원래는 예고를 진학하려던 목적이 연기를 하기 위함이였다. 그래서 당연히 연극과를 지원하려고 했는데, 친한 친구가 같이 영화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영화 제작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화를 시작한 건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자신이 연출한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고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계속 영화제작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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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는 미련이 없는지.

- 전혀 없다. 영화 제작하는 게 훨씬 좋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영화 제작을 했는데, 제작비 충당은 어떻게 했는가.
- 투자자 없이 100% 자비로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은 그 당시 다니던 실제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여서 노개런티로 촬영했다. 하지만 문제는 밥값! 40여 명의 학생들과 몇 분의 선생님들, 그리고 제작 스태프까지 총 60 여명이 이 작품에 참여했다. 학교생활 중에 영화를 제작했기 때문에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작기간이 1주일이나 소요됐다. 그래서 감독님의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밥값’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고 한다.

인형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는.
- 인형은 수동적인 존재다. 사람의 조정에 의해 움직이는 사물이라는 점이 현재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가장 잘 대변에 줄 수 있어서였다. 크게 보면 현대인들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끌려 다니고 있다. 결국 인간은 사회의 경쟁사회에서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을 표현하고자 인형이란 소재를 택하게 되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본 다른 영화가 있다면.
- <세 여자의 양탄자>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학과 영상학회 동료들과 함께 영화제에 와서 봤다. 우리나라 사회와 이란 사회가 문화적으로는 다르지만 딸 세대의 이야기를 보면서 동시에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다른 남성과의 작은 접촉에도 돌로 죽이겠다는 딸에 대한 아버지의 교육철학은 우리사회를 빗대어 봤을 때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이런 억압에서 일탈하려는 이란 여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학생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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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 주제를 한정해서 제작하려는 생각은 없다. 열려있는 사고를 하면서 찍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구체화하면서 작품구상을 할 생각이다. 앞으로는 여성뿐 만 아니라 남성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고 싶다. 아버지의 가슴앓이를 번지점프로 표현하고도 싶을 정도로 현대 아버지의 표상을 자녀의 입장에 서서 표현하고 싶다.  

여성영화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기사를 통해서도 접했지만, 점점 남성감독에게도